미주리, AI 데이터센터 찬성 시의원 소환 가결
미국 미주리주 인디펜던스시에서 9월 1일 유권자 68%가 존 퍼킨스 시의원 소환에 찬성했다. 다섯 달 전 네비우스 AI 데이터센터에 1506억 달러 채권 발행을 승인한 표결이 이유였다.

미국 미주리주 인디펜던스시 북서부 제1선거구 유권자들이 2026년 9월 1일 존 퍼킨스(John Perkins) 시의원에 대한 소환(주민소환) 투표를 가결했다. 모든 투표구 개표가 끝난 뒤 시 당국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소환 찬성표는 68.05%에 달했다. 2016년부터 제1선거구를 대표해 온 퍼킨스 의원이 소환 대상이 된 것은 다섯 달 전 표결 때문이었다. 그는 네덜란드 기업이 짓는 AI 데이터센터에 세제 혜택을 주는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AI 인프라 프로젝트를 승인한 지방 정치인들을 정조준한,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소환 운동 가운데 지금까지 가장 확실한 결과다.
이번 소환 투표는 발의자들이 제1선거구 등록 유권자의 8%에 해당하는 서명을 모으면서 성사됐으며, 그 전 몇 달간은 투표소로 향하는 길목마다 퍼킨스 의원에 대한 찬반 팻말이 늘어서 있었다. 제1선거구에서만 치러진 이번 특별선거에는 시 예산 약 16만 4400달러가 소요됐다. 시 당국은 화요일 밤 "오늘 특별선거의 비공식 개표 결과, 제1선거구 유권자들은 존 퍼킨스 시의원을 소환하기로 투표했다"고 발표하면서, 소환은 개표 결과가 공식 인증된 뒤 발효되며 이후 공석을 메우기 위한 새로운 특별선거가 치러진다고 덧붙였다. 퍼킨스 의원은 지역 방송사 KCTV에 소환이 이 정도까지 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고, 결과가 나온 뒤에는 이를 다투지는 않겠다면서도 애초의 표결 자체는 정당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이 프로젝트는 도시에 장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전에 없던 기반을 다졌다"고 말했다.
1500억 달러 규모 채권 계획이 도시를 둘로 갈랐다
퍼킨스 의원은 지난 3월 찬성 5표, 반대 2표로 통과된 계획에 찬성표를 던진 인디펜던스시 시의원 5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 결정으로 네덜란드 AI 클라우드 기업 네비우스(Nebius)는 리틀블루 파크웨이와 78번 도로 인근 약 400에이커(약 162헥타르) 부지에 연면적 약 19만 5000제곱미터 규모의 'AI 공장'을 지을 수 있게 됐다. 시의회는 면세 산업개발 수익채권 1506억 달러 발행을 승인했다. 이는 미주리주 특유의 금융 기법으로, 건설 기간 동안 네비우스가 부동산세와 동산세, 판매세를 면제받을 수 있게 해준다. 그 대가로 네비우스는 20년에 걸쳐 6억 5100만 달러의 대체 납부금(PILOT)을 내기로 했는데, 이는 연간 3000만 달러가 넘는 액수로, 현재 평균 약 8500만 달러 규모인 시 일반회계 예산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번 표결에 앞서 거의 네 시간에 걸친 공청회가 열려 60명이 넘는 주민이 찬반 의견을 밝혔다.
반대 여론을 부추긴 것은 세제 혜택 자체보다 지역 자원에 가해지는 부담이었다. 네비우스 캠퍼스는 완공 시 약 800메가와트의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인디펜던스시가 현재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전력량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초등학교 두 곳과 가까운 부지 특성상 주민들은 수자원 사용과 소음, 부동산 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주민 대니얼 무어헤드(Daniel Moorehead)는 3월 표결에 앞서 시의회에서 "이것은 더 많은 에너지, 더 많은 열, 더 많은 소음을 뜻하며, 지금도 주민들이 살고 있는 골짜기에 장기적인 환경 영향을 남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네비우스 측은 시 전력공사 인디펜던스 파워앤드라이트의 송전망 대신, 민간 자본으로 별도로 짓는 발전소에서 전력을 조달하고, 캔자스시티 대도시권에서 메타와 구글을 위해 이미 가동 중인 다른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보다 훨씬 적은 물을 쓰는 폐쇄형 냉각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찬성 측은 수년간 이어질 건설 일자리에 상시 일자리 약 125개까지 더해질 이 프로젝트를 거부하기에는 너무 아깝다고 맞섰다. 주민 테리 마텔(Terry Martel)은 공청회에서 "이 프로젝트를 막으면 우리 도시는 계속 재정 적자에 머물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사람들이 선출직 공무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다른 지역 주민들도 우리의 선출직 공무원이 본래 우리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봐주면 좋겠다.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수단은 매우 적지만, 그래도 법이 허용하는 수단이며, 소환도 그중 하나다.
미주리주를 훨씬 넘어서는 흐름
퍼킨스 의원은 네비우스와의 협약에 찬성했던 시의원 5명 중 세 번째로 자리를 잃은 인물이 됐다. 미국 매체 토킹 포인츠 메모(Talking Points Memo) 집계에 따르면 나머지 두 명은 이번 화요일 소환 이전에 각각 다른 선거에서 이미 낙선한 상태였다. 미주리주 법무장관 캐서린 하너웨이(Catherine Hanaway)는 자신의 사무실이 "데이터센터가 얼마나 많은 물이나 전력을 소비할지에 대해 대중에게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지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주 의원들은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스스로가 자체 공공요금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고 인근 일반 요금 사용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인디펜던스는 결코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다. 밸럿피디아(Ballotpedia) 자료를 인용한 뉴스위크(Newsweek)의 7월 초 보도에 따르면, 2026년 들어 오클라호마, 미주리, 미시간, 텍사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 7개 주에서 데이터센터 관련 결정을 이유로 최대 58명의 지방 공직자가 소환 청원 대상이 됐다. 환경운동가 에린 브로코비치(Erin Brockovich)는 자신이 운영하는 주민 민원 추적 지도에 전국적으로 이 산업에 대한 불만 신고가 이미 8000건 넘게 접수됐다고 말한다. 최근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오클라호마주 유콘시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토지 매각이 촉발한 소환 투표를 피하기 위해 부시장 제프 우튼(Jeff Wootton)이 6월 사임했다.
- 미시간주 오거스타 타운십에서는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를 위해 농지 용도를 변경한 위원들에 대한 소환 청원이 제기됐다. 주민들은 이 결정을 유권자가 직접 표결로 정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캘리포니아주 임피리얼 카운티에서는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길을 터준 부지 합병안을 승인한 이사회 의장을 겨냥한 소환이 진행 중이다.
- 하이퍼스케일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는 텍사스주 샌앤젤로와 템플에서도 시의원들이 각자 자신을 겨냥한 소환 운동에 대응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보면 이 긴장 관계는 두 방향으로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패권 경쟁에서 중국 같은 경쟁국에 대한 우위를 지키려면 데이터센터의 빠른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바로 그 확충 속도가 미주리에서 미시간, 애리조나에 이르기까지 전기요금과 수자원, 소음을 둘러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것이 한국의 지방정부와 기업에 의미하는 것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검토 중인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에게 인디펜던스 사례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안양·이천 등지의 데이터센터를 둘러싸고 전력망 부담과 주민 수용성 문제가 불거진 한국에서도, 이번 사례가 주는 교훈은 뚜렷하다. 아무리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된 결정이라도, 전력 조달 방식과 용수 계획, 주민 영향에 대한 약속이 표결 전에 법적 구속력을 갖춘 형태로 확정되지 않은 채 주민들이 요금 청구서를 받아 든 뒤에야 대응한다면, 그 결정은 몇 달 안에 정치적으로 뒤집힐 수 있다. 한국에서 데이터센터 부지를 물색하는 기업에도 교훈은 같다. 세제 혜택이나 일자리 약속만으로는 더 이상 입지 지역과의 지속적인 정치적 수용을 얻어낼 수 없으며, 네비우스가 인디펜던스에서 그랬듯 독자적인 전력원과 폐쇄형 용수 순환 방식을 미리 협상해두는 사업자가 결국 가장 빠르게 앞서 나가게 된다.
출처
- Independence voters recall councilman tied to data center tax voteKCTV5 · 2026년 9월 2일
- Independence approves hyperscale AI data center, issues $150 billion in bondsKSHB 41 · 2026년 3월 3일
- Data centers spark dozens of recall petitions against local officialsNewsweek · 2026년 7월 8일
- Local Pol Bounced Hard Over Data CenterTalking Points Memo · 2026년 9월 2일



